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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89위에 오른 곡에 저작권 수익이 없었다
AI 음악 도구로 곡을 만들어 크리에이터나 프로듀서로 일하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은 음악 실력이 아니라 등록 창구다. 만든 곡을 어느 칸에 누구 이름으로 적느냐에 따라 돈이 들어오는 길이 갈린다.
음악 프로젝트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은 2026년 9월 7일 멜론 톱100 차트에 진입해 89위까지 올랐다. 가사는 사람이 썼고, 작곡과 가창에는 AI 음악 생성 서비스 수노를 사용했다. 하지만 조선힙합이 이 곡으로 받는 저작권 수익은 없다. 음원 제작자로서 받는 저작인접권 수익만 있다. 곡이 차트에 오른 9월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만든 AI 활용 곡 등록 기준이 시행 22일 만에 철회된 상태였다.
권리는 만들 때 생기고, 돈은 신탁을 거쳐 들어온다
한국 저작권법은 등록을 권리의 조건으로 두지 않는다. 음악 같은 창작물은 따로 등록하지 않아도 창작하는 순간 저작권이 생긴다. 하지만 곡이 사용될 때마다 개인이 사용료를 직접 걷기는 어렵다. 그래서 작사가와 작곡가는 음저협 같은 신탁단체에 권리를 맡기고, 단체는 사용료를 걷어 나눈다.
AI가 관여한 곡은 두 가지 판단을 따로 거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25년 6월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저작물의 저작권 등록 안내서’를 냈다. 안내서는 사람의 창작적 개입이 있는 결과물은 등록할 수 있지만, 순수한 AI 생성물은 등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프롬프트를 입력하거나 사소하게 수정하는 것만으로는 창작적 기여로 보지 않는다. 음악은 프롬프트 입력을 넘어선 기여가 있어야 등록할 수 있다고 적었다.
문체부 저작권산업과 관계자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AI로 만든 부분을 저작물로 인정하는 문제와 음저협이 그 곡을 맡아 사용료를 걷고 나누는 기준은 별개라는 것이다. 거쳐야 할 창구가 두 곳이라는 뜻이다.
신청서의 체크 한 칸이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음저협은 2025년 3월 24일부터 새 곡을 등록할 때 AI가 창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선언하도록 했다. 신청서에서 체크하는 한 칸이 법적 효력을 갖는다. 허위로 적으면 저작권료 지급이 지연되거나 등록한 곡이 삭제될 수 있고, 민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 AI가 쓰였다고 신고한 곡은 등록이 유보된다.
2026년 3월 24일 감사원은 저작권 신탁관리단체 11곳의 운영 실태를 짚었다. 음저협을 포함한 11곳이 AI 활용 여부를 따로 확인하지 않은 채 저작물을 등록하고 사용료를 걷어 나눈다는 내용이다. 음저협은 다음 날 등록 유보 제도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입장문에서 AI 사용 여부를 판별할 공신력 있는 기술이 아직 없어 창작자의 자진 신고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확인하는 쪽에 기술이 없다는 말은 신고하는 쪽의 책임이 그만큼 무겁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막혀 있는 칸과 그대로 열려 있는 칸
음저협은 2026년 8월 3일부터 새 기준을 시행했다. 사람이 작사, 작곡, 편곡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곡이라면 사람이 창작한 부분에 한해 신탁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음저협은 8월 25일 제8차 이사회에서 개정을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새 기준을 시행한 지 22일 만이었다.
철회 뒤에도 남은 규칙이 있다. 사람의 실질적인 창작 기여가 없는 100% AI 생성물은 계속 등록하지 않는다. 새 기준이 시행되던 기간에 등록을 마친 AI 활용 곡은 등록 취소 절차를 밟는다. 접수만 되고 아직 등록되지 않은 곡은 새 기준이 나올 때까지 처리가 유보된다. AI 활용 곡으로 회원 가입을 마친 경우에는 신탁계약 해지 절차가 진행된다.
이 규칙 아래에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은 서로 다른 길을 간다. 조선힙합은 곡을 쓴 사람으로서 받을 몫이 없다. 음원을 만든 쪽으로서 받을 몫은 그대로 받는다. 지금 수입을 셀 수 있는 자리는 작곡가 칸이 아니라 음원을 만든 쪽의 칸이다.
다음 기준이 물을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기록이다
문체부는 이르면 2026년 9월 안에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저협도 철회를 알리며 AI 활용 곡의 기준 마련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했다.
정부 안내서와 음저협이 공통으로 언급한 것은 창작 과정의 기록이다. 안내서는 창작 과정 설명자료나 작업기록 영상이 등록 심사의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음저협 회장은 취임 전부터 실제 창작 과정을 입증할 DAW 파일 제출을 검증 방안으로 제시해 왔고, 협회는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DAW는 음악을 녹음하고 편집하는 데 쓰는 작업용 소프트웨어다. 기준이 다시 정해질 때 꺼내 보일 수 있는 것은 완성된 음원이 아니라 그 파일과 기록이다.
풀리지 않은 질문은 사람의 기여를 무엇으로 재느냐는 것이다. 철회된 규정은 50%라는 선을 상정했다. 하지만 음저협은 AI 사용 여부를 판별할 공신력 있는 기술이 아직 없다고 스스로 밝힌 상태다. 선이 어디에 그어지든 답할 수 있으려면 지금 만드는 곡부터 작업 파일을 남겨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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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1278096.html
-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60825/134542346/1
- https://www.khan.co.kr/article/202609110600101
- https://www.copyright.or.kr/information-materials/publication/research-report/view.do?brdctsno=54253
- https://www.etnews.com/20250701000303
- https://billboard.co.kr/editorial/news/article/komca-ai/
- https://www.starnewskorea.com/music/2026/03/25/2026032517313268176
- https://www.khan.co.kr/article/202608101703001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825_000376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