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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에서 하던 일이 43개 항목으로 적혔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7월 10일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과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행위 목록 고시’를 공포했다. 규칙은 공포 후 한 달이 지난 날부터 시행됐다. 병원마다 관행으로 해 오던 이른바 PA 간호사 업무를 제도 안으로 넣은 것이다. 고시가 정한 업무는 환자 상태 평가 지원, 환자 기록과 처방 지원, 시술과 처치 지원, 수술 지원 네 갈래다. 그 아래에는 43개 세부 수행행위의 이름과 내용이 적혀 있다. 중증환자를 검사실로 옮기면서 상태를 확인하는 일, 비위관을 넣고 바꾸는 일이 그런 항목이다(정책브리핑).
달라진 것은 일의 내용이 아니라 목록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전에는 같은 처치를 해도 어디까지가 간호사의 몫인지 병원마다 답이 달랐고,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따지는 근거도 제각각이었다. 이제는 할 수 있는 행위가 이름으로 명시돼 있다. 적혀 있지 않은 것은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기 업무가 그 목록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짚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실무 차이가 벌어진다.
들어가는 문이 둘이고, 요건이 서로 다르다
진료지원업무를 맡을 수 있는 간호사는 전문간호사와 진료지원전담간호사로 나뉜다.
진료지원전담간호사는 병원이나 종합병원, 군병원에서 간호사로 3년 이상 임상경력을 쌓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에는 기초역량과 분야별 질환, 치료 이해, 시술과 처치 절차, 응급상황 대응, 환자 개인정보 보호와 의료윤리가 포함된다. 이론과 실기, 현장실습도 함께 받는다. 교육을 개설할 수 있는 곳은 간호사회와 의사협회, 의료기관단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공공보건의료 교육훈련센터, 전문간호사 교육기관이다. 과정을 새로 열거나 바꾸려면 복지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문간호사는 훨씬 오래전부터 마련된 길이다. 13개 분야로 나뉘며, 분야마다 업무 범위가 보건복지부령에 적혀 있다. 2022년 4월 개정에서는 자격 인정 요건 자체가 시행규칙에서 법률로 올라갔다(보건복지부).
이미 이 일을 해 온 사람에게는 경과조치가 적용된다. 규칙 시행 당시 연속해서 1년 6개월 이상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했다면 임상경력 요건을 채운 것으로 인정한다. 교육도 경력 수준에 따라 일부 이수한 것으로 보지만, 시행일부터 1년 안에 나머지를 마쳐야 한다. 지금 병동에서 이 일을 하고 있다면 남은 기한은 이미 흐르고 있다.
미국은 같은 자리를 10년 치 숫자로 세어 두었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2026년 8월 27일에 발표한 2025~2035년 고용전망을 보면, 미국 전체 고용은 10년 동안 3.5퍼센트, 590만 개 늘어난다. 그 가운데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세부 직업이 nurse practitioner다. 2025년 33만 6300명에서 2035년 47만 4100명으로 41.0퍼센트 늘어난다. 태양광 설치 기사가 36.5퍼센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34.6퍼센트인 목록에서 맨 위에 있다. 중위 연봉은 13만 2300달러다(노동통계국).
진입 요건도 한국과 닮았다. 노동통계국 직업전망 안내서는 이 자리에 오르려면 해당 전문 분야의 석사 학위가 최소 요건이라고 설명한다. 주 간호사 면허를 가진 상태에서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주에서 발급하는 APRN 면허도 따로 받아야 한다. 면허 하나로 끝나는 직업이 아니라 면허 위에 자격을 얹는 구조라는 점은 두 나라가 같다.
인증받은 병원이 아니면 자리 자체가 없다
이 일은 아무 병원에서나 할 수 없다. 진료지원업무는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병원과 요양병원, 종합병원에서만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병원은 한방병원과 정신병원, 치과병원을 제외한 의료법상 병원을 가리킨다. 구직자에게는 병원 이름보다 인증 여부가 먼저 확인할 항목이 됐다.
병원에도 조건이 붙는다. 병원장은 진료지원업무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운영위원회를 두고, 그 심의와 의결을 거쳐 병원별 직무기술서를 작성해야 한다. 기록 작성과 처방 지원의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확인하는 공동서명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다만 전산 준비 기간을 고려해 공동서명시스템 의무는 2027년 7월 1일부터 적용한다.
이미 진료지원업무를 하고 있던 병원에는 특례가 적용된다. 시행일부터 1개월 안에 인증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신고하고 1년 6개월 안에 인증을 받으면, 그 기간에도 업무를 이어 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채용 공고를 보고 있다면 그 병원이 인증받은 곳인지, 특례 기간을 지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들
교육과정의 세부 기준은 복지부가 후속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어느 기관의 어떤 과정이 몇 시간짜리로 인정될지는 그 기준이 나와야 알 수 있다. 공동서명시스템도 2027년 7월 전까지는 병원마다 준비 속도가 다를 것이다. 그동안 기록과 처방 지원의 실무 절차는 병원별 직무기술서가 정한다.
지금 이 방향을 고려하는 간호사가 확인할 것은 세 가지로 좁혀진다. 근무하는 병원이 인증을 받았는지, 운영위원회와 직무기술서가 실제로 마련됐는지, 자기가 매일 하는 처치가 43개 목록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다. 세 번째 질문에 답하려면 고시 원문을 한 번은 열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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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7956
- https://www.bls.gov/news.release/ecopro.nr0.htm
- https://www.bls.gov/emp/tables/fastest-growing-occupations.htm
- https://www.bls.gov/ooh/healthcare/nurse-anesthetists-nurse-midwives-and-nurse-practitioners.htm
- https://mohw.go.kr/board.es?act=view&bid=0027&list_no=371106&mid=a1050301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