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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웨이퍼 위로 올라오면서 생긴 자리
2026년 8월 31일 SEMICON Taiwan에서 SEMI와 실리콘 포토닉스 얼라이언스가 공동으로 연 국제 포럼에서 의장을 맡은 TSMC의 선단 패키징 기술 담당 임원은 광트랜시버의 기반 구조가 바뀌면서 실리콘 포토닉스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2027년에는 점유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고, 실리콘 포토닉스가 궁극적으로 이르는 형태로 공동 패키징 광학(CPO)을 꼽았다. 같은 자리에서 발표된 수치에 따르면 광트랜시버 매출은 2025년에 전년보다 25% 늘었고, 2026년에는 50%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100G 이상 고속 구간은 2024년에 두 배로 커졌고 2025년에도 60% 늘었다(공상시보).
팹 안에서 보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분명해진다. 지금까지 웨이퍼에 올리던 것은 전자를 다루는 소자였다. 이제는 같은 웨이퍼에 도파로와 변조기, 그레이팅 커플러 같은 광 소자도 함께 올린다. 실리콘 포토닉스 공정 엔지니어는 이런 광 소자를 만드는 단위공정을 맡는다.
파운드리 넷이 같은 해에 같은 줄에 섰다
TSMC는 COUPE라고 부르는 실리콘 포토닉스 통합 플랫폼을 양산 단계로 넘겼다. SoIC로 전자칩과 광칩을 3차원으로 쌓아 CoWoS 패키징과 묶는 구조다. UMC는 싱가포르 12인치 팹에서 양산 실리콘 포토닉스 웨이퍼의 첫 물량을 내보냈고, 자체 12인치 플랫폼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널당 400G 순수 실리콘 포토닉스는 SILITH Technology와 함께 개발 중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2025년에 싱가포르의 Advanced Micro Foundry를 인수해 Fotonix 플랫폼에 합쳤다. 타워세미컨덕터는 니가타현 아라이 공장을 12인치 실리콘 포토닉스와 선단 패키징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도야마현 우오즈 7팹을 증설해 2027년 4분기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TrendForce).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300mm 공정 기반 실리콘 포토닉스 파운드리 플랫폼을 열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다. 광집적회로로 시작했으며, 변조기는 레인당 224Gbps를 구현했다. 네 레인이면 800Gbps, 여덟 레인이면 1.6Tbps가 된다. 로드맵은 2027년 옵티컬 엔진, 2028년 하이브리드 구리 접합, 2029년 턴키 CPO 서비스 순이다. 삼성전자는 HBM과 파운드리, 패키징, 실리콘 포토닉스를 한 회사 안에서 묶을 수 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다만 인텔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처럼 먼저 광집적회로를 만들어 온 곳이 있어 초기 고객을 어디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디일렉).
관리도 위에 광 특성이 한 줄 더 올라간다
기존 공정 엔지니어가 관리하던 값은 두께와 선폭, 결함이었다. 여기에 광 특성값이 더해진다.
- 도파로 손실: 식각 면의 거칠기가 그대로 신호 감쇠로 이어진다. 라인 에지 러프니스가 수율이 아니라 빛의 세기로 나타나는 셈이다.
- 커플링 효율: 그레이팅 커플러나 에지 커플러의 정렬 허용 범위가 아주 좁다. 리소 오버레이 오차가 곧바로 결합 손실로 이어진다.
- 변조기 특성: 소광비와 삽입 손실, 대역폭이다. 도핑 프로파일과 전극 형상이 여기에 직접 영향을 준다.
- 열 안정성: 실리콘의 굴절률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링 공진기를 쓰는 구조라면 온도에 따라 동작 파장이 밀린다.
- 접합 정밀도: 전자칩과 광칩을 쌓을 때의 정렬 정밀도다. CPO로 갈수록 이 항목의 비중이 커진다.
계측 방식도 달라진다. 광 프로버로 웨이퍼 위에서 파장을 훑고, 그 스펙트럼을 관리도에 올린다. 웨이퍼 안에서 동작 파장이 밀리는 분포를 살펴 어느 스텝의 두께가 어긋났는지 되짚는 일이 이 직무의 일상이다.
전자 공정에서 광 공정으로 건너가는 경로
출발점은 세 갈래다. 팹에서 식각이나 증착 모듈을 맡아 온 공정 엔지니어, 광학이나 광전자를 전공한 사람, 광통신 모듈 분야에서 조립과 검사를 해 온 사람이다. 첫 번째 갈래가 가장 많다. 단위공정에 대한 감각은 그대로 활용하면서 광 분야의 언어를 새로 익히는 방식이다.
새로 배워야 할 것은 도파로 이론과 결합 모드, 반도체 광변조 원리 정도다. 학부 고학년이나 대학원의 광전자 수업 한 학기 분량을 익히면 현장에서 말이 통한다. 도구로는 광 시뮬레이터와 광 소자용 배치 설계 도구를 사용하고, 실무에서는 여기에 웨이퍼 레벨 광 계측 장비가 더해진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있다. CPO가 기존 광모듈을 얼마나 빠르게 대체할지, 표준 패키지 형태가 무엇으로 굳어질지, 광 정렬 공정을 팹과 패키징 회사 가운데 어느 쪽이 맡을지는 회사마다 다르다.
학생이 지금 직접 해 볼 수 있는 일은 오픈소스 포토닉스 설계 도구로 도파로 하나를 그려 시뮬레이터에 넣어 보는 것이다. 손실이 길이에 따라 어떻게 늘어나는지, 굽힘 반경을 줄이면 어디에서 빛이 새는지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